메시만 믿고 간다?… 아르헨티나, 아쉬운 ‘디발라 활용법’

입력 2018-06-22 08:22 수정 2018-06-22 16:21
AP뉴시스

아르헨티나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나이지리아에 승리하지 못하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르헨티나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승리가 필요했던 아이슬란드와 1차전에선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는 다급해진 후반 22분에야 투입됐다.

디발라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7연속 우승하며 독주하고 있는 유벤투스에서도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을 달고 핵심선수로 꼽히고 있다. 이런 디발라가 아르헨티나에서 외면 받는 이유는 세계 최고인 리오넬 메시와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이다.

디발라는 왼발잡이 드리블러 공격수로 2선에 있다는 점에서 메시와 상당히 닮았다. ‘포스트 메시’라는 별명도 붙었다. 삼파올리 감독은 이미 수차례 지난 남미 예선에서 메시와 디발라의 공존법을 실험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디발라 역시 지난 3월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뒤 메시와 ‘공생’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메시와 비슷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자신의 활동 범위와 역할이 충돌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었다. 디발라와 메시를 같은 2선에 놓았을 때 가뜩이나 불안한 수비 밸런스가 더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시와 공존할 때 시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디발라는 여전히 아르헨티나에 매력적인 선수이자 또 다른 대안이다. 특히 메시가 빠졌을 경우 유일하게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바로 디발라다.

디발라는 주무기인 왼발 슛이 최고의 강점인 선수다. 수비라인을 한껏 내린 상대를 겨냥한 디발라의 결정력과 날카로움은 아르헨티나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카드 중 하나다. 그는 특히 유벤투스에서 곤잘로 이과인과 4-4-2 포메이션 투톱으로 나섰을 때 공격 잠재력을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삼파올리 감독은 이제 선발에 대한 변화를 고민할 시점에 있다. 디발라, 곤잘로 이과인 선발은 아직까지 삼파올리 감독이 선발로 꺼내지 않은 카드다. 보석 같은 선수 자원을 여럿 가지고도 ‘행복한 고민’이 아닌 ‘무거운 고민’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