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저도 이제 기저귀를…” 어느 난임 부부의 눈물

입력 2018-06-22 05: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난임 여성은 죄책감과 분노, 조급함, 무기력함, 서러움 등의 정서적 고통과 상실감으로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3분 1 정도는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니,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에게 난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사연뉴스]에서는 5년 만에 난임을 극복하고 30대 중반에 마침내 아이를 갖게 된 한 부부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합니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갖기 위해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온갖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인공수정도 시도하고, 시험관 시술도 두세 차례나 받았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오랫동안 들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계속되는 실패로 힘든 나날을 보내며 몸도 마음도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부부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세 번째 시험관 시술을 받았습니다. 경기도에 거주 중이라는 이들은 대구에 위치한 난임병원에 다니기 위해 무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KTX를 타고 다니는 수고로움도 이겨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삼신할머니는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점지해주셨습니다.

사진=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남편은 아내가 검사를 받고 나와 “됐어! 됐어!”라고 말하는 입 모양만 보고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난임병원에서 크게 기뻐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기에 조용히 밖으로 나와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대성통곡을 했다고 하네요.

‘난임 부부’일 때는 지인들이 올린 아이 사진을 보고 “왜 애들 사진을 올리냐”고 불평불만을 했다는 이들 부부. 이제는 그 심정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예뻐 보인다고 하네요.

남편은 마지막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삼신할머니가 요즘 업무가 많이 밀렸답니다. 5년 전에 예약해놓은 게 이제야 처리됐네요. ‘빨리 성공해서 똥 기저귀나 갈아라!’고 말씀해주신 분, 고맙습니다. 똥 기저귀 열심히 갈겠습니다!”

“저도 이제 차에 카시트 설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트렁크에 유모차 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똥 기저귀 갈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