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난임 여성은 죄책감과 분노, 조급함, 무기력함, 서러움 등의 정서적 고통과 상실감으로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3분 1 정도는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니,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에게 난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사연뉴스]에서는 5년 만에 난임을 극복하고 30대 중반에 마침내 아이를 갖게 된 한 부부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합니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갖기 위해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온갖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인공수정도 시도하고, 시험관 시술도 두세 차례나 받았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오랫동안 들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계속되는 실패로 힘든 나날을 보내며 몸도 마음도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부부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세 번째 시험관 시술을 받았습니다. 경기도에 거주 중이라는 이들은 대구에 위치한 난임병원에 다니기 위해 무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KTX를 타고 다니는 수고로움도 이겨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삼신할머니는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점지해주셨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검사를 받고 나와 “됐어! 됐어!”라고 말하는 입 모양만 보고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난임병원에서 크게 기뻐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기에 조용히 밖으로 나와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대성통곡을 했다고 하네요.
‘난임 부부’일 때는 지인들이 올린 아이 사진을 보고 “왜 애들 사진을 올리냐”고 불평불만을 했다는 이들 부부. 이제는 그 심정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예뻐 보인다고 하네요.
남편은 마지막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삼신할머니가 요즘 업무가 많이 밀렸답니다. 5년 전에 예약해놓은 게 이제야 처리됐네요. ‘빨리 성공해서 똥 기저귀나 갈아라!’고 말씀해주신 분, 고맙습니다. 똥 기저귀 열심히 갈겠습니다!”
“저도 이제 차에 카시트 설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트렁크에 유모차 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똥 기저귀 갈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