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교회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판문점선언과 한반도 평화에 세계인의 지지를 요청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창립 60주년 중앙위원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와 북한 조선기독교연맹 강명철 위원장이 참석, 전세계에서 모인 WCC 중앙위원들에게 남북한 교회가 함께 인사했다.
북한 강 위원장은 “지금 온 세계는 불과 몇 달전까지만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극적인 사변들이 조선(한)반도에서 일어나고 평화의 새 시대가 펼쳐지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헌신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판문점선언과 조미(북·미)공동성명의 성공을 기원해서 열심히 기도하며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줄 것을 열렬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또 지난 5월 WCC와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소속 지도자들이 평양을 방문한 일이 “조선반도의 긍정적 사태 발전에 기여하는 중대한 사건이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1984년 일본 도잔소에서 남북한 교회가 만난 이후 면면히 이어져온 평화적 교류의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 총무는 강 위원장의 선친인 강영섭 전 위원장 등 북한 교회 지도자들을 언급하며 “냉전 분단체제를 넘어 한반도 통일을 위해 헌신하며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기독교인의 역사적 지위를 지켜온 분들에게 신실한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고 영어로 말했다. 이 총무는 또 WCC가 남북한에 정부가 수립된 1984년에 출범해 남북한 교회의 대화와 교류를 지원해온 역사를 언급하면서 “화해와 치유 통일과 평화를 위해 WCC의 글로벌 에큐메니컬 운동도 남북한 교회와 함께 판문점 프로세스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남북한 교회 대표들은 WCC 중앙위원회 기간에 한반도에큐메니컬포럼(EFK)을 개최한다. EFK는 WCC 회원교회들이 북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한 국제회의다.
남북한 교회 대표들은 WCC 중앙위 개최에 앞서 지난 17일 현지 교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과 아리랑을 함게 불러 세계교회 대표들에게 감동을 줬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