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시켰다”…친부모 살해한 아들, 경찰에 ‘황당’ 진술

입력 2018-06-21 16:54
그래픽=뉴시스DB

“악마가 시켰다.”

친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을 범한 30대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살해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모 대학교 휴학생 A(30)씨에 대한 구속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일 오전 10시쯤 부천시 원미구의 한 아파트에서 양친을 각각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계단에서 핏자국을 발견한 아파트 청소 근로자의 112에 신고에 의해 4시간 만에 체포됐다. 경찰은 아파트 주변 CCTV를 추적해 범행 당일 오후 2시 25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친(61)과 모친(60)을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과거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유족 역시 “A씨가 병원에서 정신병 치료를 받아 왔고, 입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의 형도 “동생이 군복무 시절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정확한 병명, 정신과 치료기간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황망한 진술을 해 일단 조사를 중단한 상태”라며 “영장을 발부받아 정신과 진료 기록부터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망자 시신에 대한 부검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도 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