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많은 것 확인하고 불 질러” 군산 방화 용의자, 계획적 범행 시사

입력 2018-06-21 16:38
지난 17일 오후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119소방대가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독자 제공

전북 군산의 유흥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55)씨가 경찰 조사에서 인명 피해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손님이 몰리는 때를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전북경찰청은 21일 이씨가 전날 이루어진 조사에서 “주점 앞에 기름통을 놓고 기다렸다”며 “주점 안에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휘발유를 훔친 시각은 범행 당일 오후 6시쯤으로, 가게에 불을 지른 9시30분까지 이씨가 세시간 반 가량을 기다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또 주점 입구에 불을 지른 뒤 출입구 손잡이에 마대걸레 자루를 끼워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막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또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외상값이 10만원이었는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일어난 이번 화재로 3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씨 역시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경찰은 이씨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현주건조물방화 치사 혐의로 이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