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공공기관 만들어 공무원 채용 사기… 본부장 행세 50대 검거

입력 2018-06-21 16:3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을 허위로 만들고 본부장을 사칭해 공무원으로 채용시켜주겠다며 지인들의 돈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국토부 산하 허위기관 본부장을 사칭해 채용을 빌미로 2016년 5월부터 약 1년6개월 동안 13회에 걸쳐 1억4000만원을 가로채고 국토부 장관 명의의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사기·공문서 위조 등)로 홍모(51)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보험사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홍씨는 2016년부터 옛 회사 동료들과 지인들에게 ‘국토교통부 보험진흥원 본부장’이라고 적힌 명함을 나눠줬다. 보험진흥원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기관이다.

홍씨는 이들에게 “과천에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보험진흥원의 본부장이 됐다”며 “로비 명목으로 돈을 주면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시켜 주겠다”고 속였다. 홍씨의 지인들은 30~50대로 자영업을 하거나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어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직에 매력을 느꼈다.

홍씨는 피해자들에게 적게는 57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의 금액을 가로챘다. 또 본인이 컴퓨터로 직접 위조한 국토교통부 장관 명의의 공문서를 건네기도 했다. 공문서엔 “국토교통부 산하 보험진흥원 부장으로 인사 발령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홍씨는 피해자 6명 중 2명을 데리고 일본에서 열리는 전국자동차사업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씨가 세미나에 초청받았고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대변인이라며 연단에 올라 연설까지 했다”며 “해당 세미나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국회의원들까지 참석해 피해자들이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범죄 행각은 경찰이 홍씨의 채용 사기 행각에 관한 첩보를 입수해 조사를 진행함에 따라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등 채용시험은 공개채용으로 진행된다”며 “공무원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할 경우 속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