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내일 새벽 크로아티아에 지면 벌어지는 일

입력 2018-06-21 14:55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지난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아이슬란드와 비긴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대결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16경기 중 최고의 빅매치로 손꼽힌다. 생애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운명은 사실상 이 경기에 걸려 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는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갖는다. 아르헨티나는 앞선 1차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라온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졸전 끝에 1대 1로 비겼다. 크로아티아는 나이지리아를 2대 0으로 격파하고 조별리그를 1위에서 출발했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점을 확보해야 16강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패하면 탈락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우에서 1무1패(승점 1)를 기록하고, 크로아티아는 2승(승점 6)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같은 날 자정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이어지는 아이슬란드와 나이지리아의 D조 2차전 결과는 크로아티아의 16강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이슬란드가 나이지리아를 이기면 아르헨티나의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나이지리아는 이 경우 2패(승점 0)로 탈락을 확정한다. 아이슬란드는 1승1무(승점 4)로 2위에 올라선다.

이때부터 아르헨티나는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 오는 27일 오전 3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 D조 3차전을 이겨도, 같은 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할 아이슬란드가 패하지 않으면 탈락이 확정된다.

아르헨티나는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패배한 경우를 가정할 때 아이슬란드가 나이지리아와 비기거나 져야 그나마 16강 진출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승점을 1점이라도 확보한 아이슬란드가 추가 승점을 적게 쌓는 쪽이 아르헨티나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에 쉽게 무릎을 꿇을 만큼 간단한 팀이 아니다.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 앙헬 디 마리아(파리 생제르맹)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으로 무장한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메시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상당수 쓸어 담은 지금 세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우승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1986 멕시코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우승하지 못했다. 통산 우승은 2회다.

크로아티아의 공격력 역시 만만치 않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최전방과 중원에 포진하고 있다. 메시와 모드리치의 대결은 ‘미니 엘 클라시코’로도 여겨진다. 엘 클라시코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매치를 말한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승부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장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독일과 스웨덴의 F조 경기는 비록 1차전에서 멕시코에 졌지만 여전히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의 승리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H조에서 싸울 폴란드와 콜롬비아는 앞선 1차전에서 세네갈, 일본에 패한 탓에 강자라는 표현이 재평가되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 최고의 빅매치는 B조에서 만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이베리아 더비’였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해트트릭을, 스페인의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멀티 골을 터뜨린 양국의 승부는 난타전 끝에 3대 3으로 무승부로 끝나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