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들어오는 예멘 난민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난민법 개정을 통한 무분별한 난민 수용을 막아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6일 만에 30만명이 넘어서면서 청와대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수용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10%포인트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범위 ±4.4%)에 따르면 예멘 난민 수용 찬성이 39%, 반대가 49.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최근 내전을 피해 제주로 온 예멘 난민의 수용 여부를 두고 한편에서는 문화적 이질감이나 안전 문제로 반대하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국제사회의 책임이나 인도주의 차원에서 찬성하는 입장인데요”라고 찬성 여부를 전국 남녀 500명에게 물었다.
권순정 리얼미터 실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매우 찬성 8%, 매우 반대 23.4%로 나타나 반대 의견의 강도가 높았다”며 “호남과 정의당 지지층에서만 찬성 의견 높았고, 진보층을 비롯해 보수층과 20대를 포함해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의견이 높거나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고 밝혔다.
예멘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와 관련해 현황 파악을 지시했다. 정부는 예멘 난민의 추가 입국을 막고, 입국자 500여명에 대한 취업·의료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예멘 입국자 500여명에 대해 취업지원, 인도적 지원, 범죄예방 세 가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난민 신청일부터 6개월이 지난 뒤에야 취업이 가능하지만 인도적 필요성에 따라 그 전이라도 농사, 축산과 관련한 취업허가를 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이들에게 빵과 밀가루 등 식자재를 제공하고, 무료 진료 등 의료지원도 병행키로 했다. 제주도 내 순찰을 강화하는 등 범죄 예방에도 나설 방침이다.
법무부와 제주도는 지난 1일부터 비자 없이도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 입국 허가국’에서 예멘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입국자 500여명 외에 더 이상 예멘 난민이 제주로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예멘 난민은 내전을 피해 제주까지 왔다. 예멘에선 2015년 이슬람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 세력 간 내전이 벌어지면서 약 19만명이 해외로 탈출했다. 이들 대부분이 말레이시아로 향했다가 체류 기간인 90일이 지나자 쿠알라룸푸르∼제주 직항 노선을 타고 제주로 온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난민신청 수는 1020명(예멘541명·중국336명·기타14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295명(예멘7·중국257·기타31), 지난 2017년 312명(예멘42·중국206·기타64) 등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