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장기복용 시, 위암 발생위험 21% 감소

입력 2018-06-21 09:48
아스피린 누적 사용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암 발병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면 위암 발병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사진) 교수 연구팀(1저자 김민형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46만1489명의 건강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아스피린 누적 사용량과 위암 발병률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효소(사이클로옥시제네이즈)를 억제해, 혈소판 응고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계 고위험군에서 항혈소판 약제로 널리 사용된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이 항혈소판 기전과 암세포 자멸사 기전 등으로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대장암과 위암 등의 발병률을 줄여준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위암 유발인자들을 고려하거나 누적 사용량에 따른 위암 예방 효과를 분석한 연구한 결과는 없었다. 연구팀이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코호트 종단 연구를 실시한 배경이다.

연구팀은 성별, 나이, 소득수준, 흡연여부, 알콜섭취 횟수, 운동여부 등 다양한 건강관련 교란 요인들을 통제 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누적 사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위암 발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1~2년간 누적 사용한 경우 4%, 2~3년간 15%, 3~4년간 21%, 4~5년간 37%로 사용기간에 비례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그림 참조).

연구팀은 “누적 사용량과의 정량적인 상관관계는 단순 상관관계보다 한 단계 높은 연관성을 시사한다. 특히 아스피린 3년 이상 사용자에서 위암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박상민 교수는 “미국 FDA는 2017년부터 약물 신규 적응증 허가 과정에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검증된 결과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는) 약물 안전성 모니터링에 있어 기존의 수동적인 부작용 보고 시스템을 넘어, 전국단위 보험청구 빅데이터를 활용한 능동적인 모니터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위장관학회지 ‘더 아메리칸 저널 오브 가스트로엔테롤로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