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실종 강진 여고생, 차량 안에서 당했을 수도”

입력 2018-06-20 16:47
19일 오전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 하겠다고 나선 뒤 실종된 여고생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전남경찰청 제공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과 관련해 ”단순 가출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차량 내부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누구와 동행을 한다는 사실이 명백히 기록으로 남아있고 (숨진 용의자가) 야산을 다녀 온 뒤 차량 내부 세차를 한 것으로 목격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용의자가) 세차를 한 시간대가 오후 5시경이고, 여고생이 2시 넘어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낸 뒤 휴대전화가 꺼진 시간이 4시30분경”이라며 “그 2시간 30분 사이에 무엇인가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이렇게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경찰의 초기 수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실종 여고생 엄마는 밤 12시가 조금 지난 경찰서로 가서 신고 했지만 용의자는 오전 6시30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경찰이 빨리 가서 신변을 좀 더 일찍 확보했더라면, 이 사람의 자살도 막을 수가 있었고 없어진 아이의 행적을 아는 데도 좀 더 도움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경찰의 실종 여고생 수색과 관련해 용의자가 운영했다는 개 농장 주변도 수색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차량 내부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 야산을 걸어서 산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다가 나오기까지 2시간은 짦은 시간”이라며 ”(숨진 용의자가) 개 농장을 운영했다고 하는데 주변 인근 지역도 가능성이 완전히 없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용의자가 여고생 실종 다음 날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서도 용의자 주변을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업이 잘 안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보통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본인의 절망적 상태를 알린다”며 “주변에서 모르기 어렵기 때문에 용의자가 자살한 동기가 실종과 상당히 관련된 갑작스러운 선택인지 여부가 입증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전남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실종된 여고생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34분쯤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메신저 잘 보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아저씨가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고도 말했다.

실종 여고생은 메시지를 보낸 다음날인 16일 오후 2시쯤 집을 나선 뒤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아버지 친구 B씨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서 만나 해남 쪽으로 간다”며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고, 이날 오후 4시30분쯤 수신이 끊겼다.

사건의 유력 용의자는 여고생이 실종된 다음날 오전 6시17분쯤 시신으로 발견됐다. 자신의 집에서 1㎞ 정도 떨어진 공사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실종 여고생을 찾기 위해 헬기와 체취견, 인력 600여명을 동원해 휴대전화 신호가 꺼진 도암면 야산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5일째 이어가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