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또…국내 2위 빗썸 350억원 해킹피해, 당국 전방위 수사 나설 듯

입력 2018-06-20 11:08 수정 2018-06-20 11:10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2위, 세계 7위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일부 암호화폐(코인)의 해킹으로 인해 코인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빗썸은 20일 9시47분 공지를 통해 “어제 늦은 밤부터 오늘 새벽 사이 약 350억원 규모 일부 암호화폐가 탈취당했다”면서 “해당 유실된 암호화폐는 전부 회사 소유분으로 충당할 예정이며 회원들의 자산 전량은 안전한 콜드월렛(온라인으로 가동되지 않아 해킹 위험이 낮은 하드웨어 지갑)에 이동조치해서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거래서비스 외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탈취 피해가 일어난 암호화폐 종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은 요동쳤다. 비트코인 시세는 해당 소식 이후 750만원 대에서 710만원 대까지 곤두박질쳤고, 이더리움과 이오스 등 다른 암호화폐 역시 5~8%가량 하락했다.

20일 오전 10시50분경 암호화폐 시세. / 사진 = 빗썸 페이지 캡처

빗썸 측에서는 손실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보상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암호화폐는 전량 콜드월렛으로 이동됐으며 이는 지난 16일부터 진행해온 상황”이라며 “공지사항대로 이용자 손실이 생길 경우 회사 측에서 가지고 있던 암호화폐로 메꿔질 것이고 다른 보상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관련 당국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와 암호화폐공개(ICO) 업체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상태다. 기존에도 ICO 업체들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과 거래소가 시세조작을 이끈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5일 빗썸 측에서 서비스와 기술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암호화폐 ‘팝체인’을 상장한다고 밝히면서 거래소와 ICO 업체 간 ‘뒷돈’이 오갔다는 의혹이 증폭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암호화폐를 다루는 전세계 대부분 거래소들이 보안이 허술하다”며 “블록체인 요소 중 하나인 암호화폐를 다루는 거래소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시장은 열어 두되 시세조작과 자금세탁, 탈세, 다단계 판매 등 거래 관련 불법 행위를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31일 “암호화폐에 대한 기존 입장(금융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담당자는 “현재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수사 계획을 발표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