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모친이 아들을 짓누를 부담감에 불편한 마음을 토로했다.
메시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실축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8대 2에 가까운 점유율 우세에서도 아이슬란드의 안정적인 수비와 탄탄한 조직력을 뚫지 못하고 1대 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고 모든 비난은 메시에게 쏟아졌다.
아르헨티나 방송 ‘텔레페’는 경기를 앞두고 관중석에 있던 메시의 어머니 셀리아 마리아 쿠치티니를 만났다. “세계 가장 훌륭한 선수의 어머니의 마음은 어떤가”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셀리아는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기자가 “메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영웅으로 남을 것”이라고 치켜세우자 셀리나는 “정말인가. 무슨 일이 생겨도?”라고 되물었다. 아들의 부담감과 시선들에 대한 어머니의 안타까움과 불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무관(無冠)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2015 코파아메리카,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타나리오까지 총 메이저 대회 3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준우승의 아픔을 털어내고 이번 대회에서 메시를 앞세워 다시 한 번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메시가 에이스로서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은 상당하다.
호르헤 삼파올리 아르헨티나 감독은 지난 4월 발간한 저서에서 “월드컵은 메시의 머리에 겨눠진 총”이라며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높은 기대로 인해 메시가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팀 동료 세르히오 아구에로 역시 아이슬란드전이 끝난 후 “메시의 부담감은 엄청 났을 것이다”며 위축된 메시의 어깨를 다독였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22일 오전 3시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마저 승리를 놓치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에이스’ 메시의 활약이 절실해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