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재팬’ 대반란… 한국과 달랐던 일본 ‘16강 청신호’

입력 2018-06-19 23:11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사코 유야(왼쪽 두 번째)가 19일 러시아 모르도비야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와 1-1로 맞선 후반 28분 추가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그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신화뉴시스

일본이 콜롬비아를 이겼다. 4년 전 월드컵의 대패도 설욕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19일 러시아 모르도비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를 2대 1로 격파했다. 폴란드, 세네갈까지 속한 H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됐던 일본은 뜻밖의 대어(大魚)를 낚고 월드컵 본선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16강 전망에는 청신호가 들어왔다.

일본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8.17세. 지금까지의 대표팀 전력 중 최고령이다. ‘사무라이 재팬’ 대신 ‘아저씨 재팬’이라는 조롱도 당했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위축되지 않고 활발한 공격과 강력한 압박을 선보였다. ‘트릭’을 앞세워 교란을 시도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스웨덴의 힘에 주눅이 들어 수비전술을 전개하고 단 한 개의 유효 슛도 없이 패배한 한국과는 완전히 달랐다.

콜롬비아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가 19일 러시아 모르도비야 아레나에서 일본과 가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전반 3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하고 있다. AP뉴시스

선제골은 일본의 몫이었다. 일본은 선축에서 이어진 전반 3분 첫 공격 때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의 슛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팔로 막은 콜롬비아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의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카가와는 침착하게 오른쪽 골문을 열어 선제골에 성공했다. 산체스는 주심으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콜롬비아 미드필더 후안 페르난도 퀸테로는 전반 39분 프리킥 직접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일본 페널티박스 외곽 오른쪽에서 낮게 깔아 때린 왼발 슛으로 골문 오른쪽 하단 구석을 열었다.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는 공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송사 재생 영상에서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사코 유야가 19일 러시아 모르도비야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28분 왼쪽 코너킥을 머리로 방향을 틀어 콜롬비아 골문 안에 넣고 있다. 신화뉴시스

콜롬비아는 파상공세를 벌였지만 경기 초반부터 1명을 잃은 수적 열세로 후반전부터 체력적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본은 그 틈을 집요하게 노려 콜롬비아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국 후반 28분 코너킥에서 공격수 오사코 유야가 왼쪽에서 올라온 뜬공을 머리로 방향을 틀어 골문 안에 집어넣고 승부를 갈랐다.

이 경기는 2014년 6월 24일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열린 지난 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의 ‘리턴매치’로 여겨졌다. 당시 일본은 1대 4로 대패를 당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4년 만의 재대결에서 완벽하게 설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