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왼쪽 풀백 박주호(울산)가 허벅지 부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을 조기 마감할 위기에 놓였다. 멕시코·독일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신태용 감독에겐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찾아왔다.
박주호는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가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포백라인에서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왼쪽 후방을 단단하게 걸어 잠그면서 오버래핑으로 공격을 지원하는 풀백 역할을 맡았다.
경기 초반부터 전개된 스웨덴의 파상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전반 25분쯤 사이드라인 쪽으로 날아온 공을 잡는 과정에서 넘어졌고, 일어서지 못한 채 오른쪽 허벅지를 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신 감독은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대표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전반 28분 박주호를 김민우(상주)로 교체했다.
포백라인은 이때부터 김민우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도쿄) 이용(전북)으로 가동됐다. 김민우는 스웨덴의 쉴 새 없는 공격을 막아내던 후반 20분쯤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한 태클이 뒤늦게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반칙으로 인정돼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는 침착하게 골을 넣어 승부를 갈랐다.
패배만큼 뼈아픈 것은 박주호의 대표팀 중도 낙마 가능성이다. 부상은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 파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박주호가 빠질 경우 왼쪽 풀백의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한다. 김민우와 홍철(상주)이 대기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김민우는 박주호를 대신해 약 40분 동안 스웨덴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았지만, 페널티킥 허용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정신적 후유증이 과제로 남았다. 홍철의 경우 경기력이 정상 궤도에 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멕시코와 독일은 스웨덴보다 앞선 공격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챔피언 독일은 최전방부터 중원까지 6명의 공격진 하나하나가 위협적인 골 결정력을 갖고 있다. 이 독일을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1대 0으로 격파한 멕시코의 공격력도 만만치 않다. 주전 윙백 박주호의 공백은 어떤 형태로든 대표팀 전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박주호의 부상에 대해 “파열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검진해야 알 수 있다”며 “박주호가 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받으면 ‘월드컵 아웃’은 물론 회복 기간이 적지 않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전 0시(현지시간 23일 밤 6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멕시코와 2차전, 27일 오후 11시(현지시간 오후 5시) 카잔에서 독일과 3차전을 각각 갖는다. 박주호에게 주어진 회복 기간은 멕시코와 2차전까지 댓새뿐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