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독일 격파한 멕시코, 한국 상대로는 어떻게?

입력 2018-06-19 07:38 수정 2018-06-19 07:42

월드컵의 약팀들의 ‘반란’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그리고 스위스가 브라질에 맞서 승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모로코가 이란의 ‘늪’ 축구에 빠졌고, 비록 패했지만 호주는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인 이변은 단연 디펜딩 챔피언 ‘전차군단’ 독일의 패배다. 멕시코는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조 1차전에서 독일을 1대0으로 꺾었다.

한국에겐 엄청난 악재다. 현실적인 경우의 수를 따져봤을 때 1강으로 꼽히는 독일이 조 1위 진출을 하는 가운데 멕시코와 스웨덴, 한국이 2위 자리를 두고 싸우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 멕시코와 스웨덴이 승점을 잃는 상황이 나와야했다. 하지만 멕시코가 독일에게 승리를 거두고 18일 스웨덴전에서 패함에 따라 16강 진출에 난항이 생겼다.


◆ 한국과는 다른 ‘중앙 밀집’ 형태의 멕시코 스리백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가 이끄는 멕시코는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팀이다. 4-4-2 포메이션이 주전술이 팀이지만 학구파의 오소리오 감독은 꽤 오래전부터 스리백을 실험해왔다. 신태용호의 플랜A가 손흥민-황희찬을 앞세운 4-4-2라는 점, 그리고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상 상대적 약팀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다시한번 오소리오 감독의 변칙적인 스리백이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멕시코의 스리백은 강력한 전방 압박이 특징이다. 스리백을 굉장히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팀이란 뜻이다. 측면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윙백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스리백과는 다른 변칙적인 다이아몬드 형태의 3-4-3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중원을 튼튼히 잡은 상황에서 사이드전환을 빠르게 해 측면 공격을 극대화 한다.

멕시코의 이러한 전술은 지난 독일전에서 돋보였다.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지만 사미 케디라와 토니 크로스, 메수트 외질이 이끌은 독일의 중원에 ‘맞불’을 놓았다. 중앙 밀집 형태의 수비로 단단한 독일의 중원을 틀어막고 공격의 물꼬를 측면으로 틀려는 시도였다.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독일의 중앙 빌드업을 방해하며 그들의 공격 전개를 무력화시켰다.

이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의 빠른 사이드 전환과 역습 속도를 보여주며 선제골 실점 이후 제롬 보아텡까지 하프라인 근처에 맴돌 정도로 라인을 올린 독일 선수들에게 상당한 애를 먹였다.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꼽히는 토니 크로스와 외질 역시 멕시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멕시코는 공격진 역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다. 치차리토와 벨라, 로사노 등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중앙으로 좁히거나 2선으로 내려와 후방 라인에서 공을 운반한다. 그런 그들에게서 공간을 찾아내야하는 신태용호다.

신태용 감독이 ‘트릭’으로 스웨덴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 시켰던 김신욱 카드를 멕시코전에서 먼저 사용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평균 신장이 높지 않은 멕시코 센터백들을 김신욱이 직접 전방압박을 하지 않더라도 1대1로 통제할 수 있다면 그들의 패스 옵션이 크게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측면 윙백을 사용하지 않는 오소리오 감독의 특성상 김신욱이 상대 센터백들만 성공적으로 봉쇄해낸다면 그들의 다이아몬드형 스리백의 패스루트에 균열을 낼 수 있다.



멕시코 축구대표팀 주전 오른쪽 공격수 미겔 라윤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노보고르스크 다이나모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전 대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며 오소리오 감독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전 승리 직후 한국전 준비에 나섰다”라며 “이미 한국전을 대비한 전술과 계획을 모두 짠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오소리오 감독은 항상 다른 길을 생각해내는 천재 같다”라며 “한국전에서도 최고의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 패배 직후 “2차전서 만날 멕시코가 버거운 상대지만 잘 준비하겠다”라는 말로 멕시코전에 배수진을 칠 것임을 알렸다.

월드컵 F조 두번 째 상대인 멕시코전은 24일 자정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신태용호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으며 자신감에 찬 오소리오 감독이 과연 어떤 ‘트릭’과 ‘수싸움’으로 맞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