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시켜줘서 고맙습니다”
“인물보다 정당을 택한 민심”
6‧13 지방선거 후 낙선한 자유한국당 일부 후보들이 유권자를 원망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선거 직후 잘못했다는 현수막과 함게 무릎까지 꿇고 사과한 것과 상반된 행보라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티티와 SNS에는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이 내건 현수막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경기도의원 고양시 제6선거구(중산‧풍산‧고봉)에서 낙선한 자유한국당 최성권 후보가 내건 현수막에는 “이재명 같은 자를 경기도사지로 당선시킨 여러분, 최성권 낙선 시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경기도 의원 낙선자 최성권 드림”이라고 쓰여있다. 지방선거 당시 최 후보는 27.8%의 득표율로 김경희 더불어민주당 후보(72.1%)에게 크게 뒤쳐졌다.
서울 구로구청장 선거에 나섰던 자유한국당 강요식 후보도 낙선 인사 현수막을 내걸었다. 강 후보의 현수막엔 “일물보다 정당을 택한 민심, 반성하고 새롭게 뛰겠습니다. 28.1% 고맙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는 자신이 낙선한 게 인물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한 유권자 탓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샀다. 또한 고맙다는 인사가 자신을 뽑아준 28.1%의 유권자에게만 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강 후보의 블로그에 “큰절 쇼 할 때는 언제고 막상 낙선하니 정당 택한 민심 탓하다니, 뽑지 않길 잘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해 의원들이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 15일 국회 예결회의장에서 비상의원총회를 가진 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고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한국당 지도부와 일선 후보들의 엇갈린 행보에 더욱 분노했다. “지도부는 무릎까지 꿇고 사과하는데 낙선한 후보들은 유권자 탓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이래서 한국당의 사과가 위장사과쇼라고 하는거다” “국민의 선택을 조롱하는 후보라니, 아직도 정신 못차렸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