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축구 열기가 이 정도… 로사노 골에 ‘인공지진’

입력 2018-06-18 10:58

‘아스텍 군단’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가 ‘전차 군단’ 독일을 침몰시키는 골을 넣은 순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축구에 열광하는 멕시코인들이 만든 것이었다.

멕시코 지진관측 기관 심사(SIMMSA)는 18일(한국시간) 트위터에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32분 멕시코시티의 최소 2개 지진 센서에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멕시코의 골을 넣은 순간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발을 굴러 생긴 인공지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인공지진이 감지된 시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 멕시코-독일 전에서 멕시코의 로사노가 결승골을 터트린 순간이었다.

심사(SIMMSA) 트위터 캡처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인접국가인 칠레에서도 감지됐다. 칠레의 지진관측 기관 ‘시스몰로지아 칠레(Sismologia Chile)’는 트위터에 “멕시코가 독일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시간에 인공지진이 관측됐다”며 “자국의 골에 기뻐한 팬들이 인공지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전반 35분에 터진 로사노의 골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대 0으로 물리치면서 월드컵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다. 로사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인 ‘맨 오브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인 독일은 브라질(1958년·1962년) 이후 56년 만에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예상치 못한 패배에 당혹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직전 대회 우승팀이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것)를 언급하기도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998년 우승팀 프랑스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이탈리아(2006년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2010년 우승)이 저주의 제물이 됐다.

한편 독일과 멕시코는 대한민국, 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해있다. 한국은 18일 스웨덴과 1차전을 갖고 24일 멕시코와 2차전, 27일 독일과 3차전을 치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