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남편을 가슴에 묻고 살아왔던 아내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죽은 줄로만 알고, 장례까지 치렀던 남편이 1년 만에 멀쩡하게 살아 돌아온 것이다.
뉴욕포스트 13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사는 여성 A씨는 며칠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인 남편을 찾기 위해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지난해 6월 경, 가족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경찰은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고 했다. 도쿄 동부 어느 강에서 맞이한 믿을 수 없는 죽음이었다.
경찰은 시신의 사망 추정시간이 남편의 실종시기와 비슷하다고 했다. 나이도 40대 초반으로 A씨의 남편과 일치하는 것으로 봤다. 실종자의 키나 체형 등도 거의 대부분 동일해보인다고 했다.
현장에 도착한 A씨를 비롯한 유가족은 육안으로 시신을 확인했다. 부패가 진행돼 정확하게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경찰 말처럼 실종자와 비슷해보였다.
유가족은 이 시신으로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까지 마쳤다.
그러다 1년이 지난 5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A씨는 도쿄 경찰서로부터 또 하나의 소식을 들었다. 화장까지 한 남편이 버젓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남편의 믿을 수 없던 죽음, 그러나 더 믿기지 않는 생존. A씨는 혼란스러웠지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남편이 반가웠다. 그동안 실종자가 어디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유가족의 요청과 경찰의 판단 하에 언론에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그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장례를 치른 시신은 누구였을까. 경찰에 따르면 A씨 가족이 장례를 치른 시신은 30대 후반의 남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발견된 시신이 외관상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였고, 키 역시 실종자와 똑같아 A씨 가족에게 인계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실종자가 시신으로 발견될 경우, 범죄 전과가 없고 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되는 경우 추가 절차 없이 곧 바로 화장한다.
도쿄 경찰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