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중요한 독일 vs 멕시코 1차전… 승자는?

입력 2018-06-17 13:19
독일 대표팀의 모습_뉴시스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의 경기가 17일 자정 시작된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의 대결이다. 두 팀 모두 F조에서 16강에 오를 가장 유력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독일, 2군도 강한 최상급 스쿼드

독일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주전 선수를 거의 쓰지 않고도 우승컵을 차지했다. A매치 경험이 거의 없던 티모 베르너를 비롯해 골키퍼 케빈 트랍, 르로이 사네, 율리안 브란트, 레온 고레츠카 등이 주축이 됐다.

A매치를 10경기 이상 치른 선수는 23명 중 10명에 불과했다. 이는 독일의 스쿼드를 더 두텁게 했다. 르로이 사네는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했지만 미래의 자원임을 분명히 했고, 티모 베르너, 율리안 브란트, 레온 고레츠카는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요하임 뢰브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안 그래도 강한데 부상자도 없다. 멕시코는 대회 직전부터 최종 명단을 제출한 이후에 부상으로 선수를 잃었다. 반면 독일 대표팀은 월드컵이 임박하자 선수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관리했다. 개인 사생활부터 식사, 컨디션까지 부상의 위험 자체를 차단했다.

팀에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것은 불의의 상황으로 선수가 빠졌을 때뿐만 아니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다양하게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독일이 ‘디펜딩 챔피언’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모의고사’ 성적이 걸린다. 독일은 월드컵 예선 일정을 모두 마치고 치른 여섯 경기에서 1승 3무 2패로 부진했다. 득점도 6경기 6골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잉글랜드·프랑스·스페인과 모두 비겼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을 상대로는 안방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경기 내용은 빈약했다. 물론 연습경기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게다가 상대는 한 체급 아래인 멕시코라는 점에서 독일에게는 여유가 있다.

멕시코 대표팀의 모습

◆ 16강 징크스 멕시코, 이번엔 다를까

멕시코는 주축 선수 2명을 잃은 점이 걸린다. 주축 수비수 디에고 레예스의 부상이 가장 아쉽다. 레예스는 이달 초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둔 13일, 멕시코는 레예스의 명단 탈락 소식을 알렸다.

레예스의 대체자는 사실상 미겔 라윤 뿐인데 기량 차이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레예스 이전에는 네스토르 아라우호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북중미 예선과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아라우호는 친선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두 주전 수비수가 빠진 멕시코의 수비력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다.

반면 공력력은 매섭다. 멕시코는 지난 16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얼음수비’를 펼쳤던 아이슬란드에게 3골을 퍼부은 적이 있다. 이는 멕시코의 다양한 득점원 때문이다. 멕시코의 주득점원은 ‘작은 콩’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다.

에르난데스는 북중미 예선 11경기에 나서 세 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치차리토의 득점력을 고려할 때, 많은 득점은 아니다. 북중미 예선에서 멕시코는 총 29골을 뽑았다. 치차리토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이 26골을 넣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득점원이 다양하다는 얘기다. 멕시코의 공격력은 독일을 충분히 위협할 만하다.

멕시코는 지난 여섯 대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딱 16강까지였다. 16강 위로 올라간 적이 없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16강 징크스’는 이어질 확률이 있다. E조 1위가 예상되는 브라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인데, F조에서 1위를 차지해 E조 2위와 맞붙어야 8강행 현실화가 가능해진다. 결국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어야만 16강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셈이다.

훈련하는 한국 대표팀_뉴시스

한국 대표팀에게는 멕시코가 지는 것이 좋다. 한국은 스웨덴전의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챔피언인 독일보다 멕시코에 승부를 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의 수는 무의미하다.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한국의 살길이다. F조에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약체임은 분명하지만 경우의 수도 최소한의 실력을 갖춘 팀에게 적용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박재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