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 향해 눈을…” 마라도나 인종차별 의혹 제기한 BBC 기자 트위터 글

입력 2018-06-17 06:52
MBC 캡처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인종차별 제스처로 구설에 올랐다. 영국 BBC의 저널리스트 재퀴 오틀리는 마라도나가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D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다고 전했다. 이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 다수의 매체가 인용해 보도했다.

오틀리는 “몇몇 한국인 팬이 ‘디에고’라고 외치자 마라도나가 미소로 화답했다. 그러나 곧 자신의 손을 눈 옆에 가져다 대고 양쪽으로 당겼다. 명백한 인종차별 제스처였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같은 방송국 소속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인 시마 자스왈도 “나는 오틀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아있었고, 마르도나의 제스처를 봤다. 한국인 청년들이 매우 흥분한 상태로 그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을 때 마라도나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트위터

눈을 양옆으로 잡아당기는 행동은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제스처다. 앞서 콜롬비아 축구선수 에드윈 카르도나가 지난해 11월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기성용 선수를 향해 이 행동을 했다가 FIFA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당시 FIFA 측은 “카르도나의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 징계 규정 58조 1항에 따라 다섯 경기 출전금지와 2만 스위스프랑(약 22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내린다. 이번 징계는 친선경기 숫자도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마라도나는 이날 아르헨티나를 응원하기 위해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을 찾아 3층 VIP룸에서 지인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직전엔 자신을 연호하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 표시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1960년생인 마라도나는 15세 때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 입단하며 프로 축구선수로 데뷔했다. 이듬해인 1977년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고, 1979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6골을 기록하며 크게 활약했다. 이후 FC 바르셀로나, SSC 나폴리, 세비야 FC 등의 팀을 거쳤다. 1982년부터 1994년까지는 월드컵에 4차례 출전해 아르헨티나의 1986년 월드컵 우승과 1990년 준우승을 이끌었다. 1997년 은퇴 후 감독으로 변신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을 맡았다. 하지만 화려한 이력과 달리 마라도나는 마약을 복용하고 추문에 휩싸이는 등 사생활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