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책골 기록한 모로코 꺾고 첫 승

입력 2018-06-16 02:09
이란 선수들(흰색 유니폼)이 16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의 자책골이 터지자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란이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상대의 자책골로 첫 승리를 올렸다.

이란은 16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1대 0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이 거둔 첫 승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인 이란과 41위인 모로코는 4위 포르투갈과 10위 스페인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6강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란과 모로코는 16강 진출이라는 이변을 일으키기 위해선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했다.

이란과 모로코는 모두 3-4-3 전술을 선택했다. 모로코는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경기 초반 이란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모로코의 아민 하릿은 과감한 슈팅을 날리며 기세를 올렸다. 또 잇단 코너킥으로 이란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8분 모로코는 이란의 페널티지역에서 잇따라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란은 섣불리 맞불을 놓지 않고 라인을 끌어내린 뒤 역습을 노렸다. 모로코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서서히 이란의 ‘늪축구’에 빨려 들어갔다. 수비 축구를 하던 이란은 전반 중반부터 간간이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후반 들어서도 이란의 늪축구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모로코 선수들은 공격이 풀리지 않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란 선수들을 상대로 거친 플레이를 했고, 심판의 눈의 피해 볼 다툼을 하더 쓰러진 이란 선수의 다리를 슬쩍 걷어차기도 했다. 이란은 동요하지 않고 제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이기지 못한다면 최소한 지지는 않겠다고 작정한 것 같았다.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에 갈렸다. 이란이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쇼자에이가 중앙으로 킥을 날렸다. 모로코 아지즈 부아부즈가 걷어내려던 공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경기는 이란의 승리로 끝났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