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했던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 공연 중 로비 윌리엄스가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 보여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장면은 전세계에 고스란히 생방송 됐지만 윌리엄스는 이 같은 돌발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현지시간으로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개막전에 앞서 그라운드에 나와 ‘필(Feel)', ‘에인절스(Angels)' 등 히트곡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마지막 노래인 ‘록 디제(Rock DJ)'까지 열창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윌리엄의 공연에 관중들과 전세계 축구 팬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문제는 노래가 끝날 무려 나온 윌리엄스의 돌발행동이다. 그는 카메라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다가갔다. 카메라가 자신을 클로즈업하자 느닷없이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해당 장면은 전세계 방송에 생중계 됐다. AP통신은 “전세계에 가운뎃 손가락을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러시에 대한 불만을 이같이 표시한 것이라는 추측만 나왔다.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미수 사건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국은 부녀의 신체에서 러시아 군사용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발견됐다며 암살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공식 지목했다.
영국은 자국 주재의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고 러시아도 보복으로 러시아 주재 영국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는 맞불 작전을 펼치며 외교적 충돌을 빚었다.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 선수단의 월드컵 참가를 허용했지만 정부 관계자의 러시아 현지 파견은 금지했다.
영국의 이같은 조치에 서방 국가들 사이에선 ‘러시아 패싱’ 분위기도 일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의 고립된 분위기를 월드컵으로 타개하겠다는 구상을 세웠고 이를 위해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윌리엄스를 섭외했다.
윌리엄스가 이를 수락하자 영국 내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러시아에서도 친 정부 매체들이 그의 노래 ‘파티 라이크 어 러시안(Party Like a Russian)'이 러시아 부호들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개막 공연에서 부르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로비 윌리엄스는 1990년 보이밴드 ‘테이크 댓'으로 데뷔해 영국 앨범 차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영국인 솔로 아티스트라는 평을 듣는 영국 대표 팝스타, 락스타로 꼽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