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앞둔 신태용의 자신감, 그의 트릭은? ‘맞춤 스리백’

입력 2018-06-14 16:49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4일 후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첫 조별예선 상대로 스웨덴을 맞이한다.

◆ 트릭을 해제하라, 신태용의 ‘변형 스리백’

신 감독은 그동안 스웨덴에서 쓸 전술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0대0으로 비겼던 지난 7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트릭’(속임수)이라며 위장선발임을 밝혔다. ‘본고사’인 스웨덴전에서 어떠한 전술로 나설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신 감독은 마지막 평가전 상대였던 세네갈 전에서도 100%를 가동하지 않았다. 스웨덴의 염탐 가능성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이 플랜A로 내세우는 전술은 손흥민과 황희찬을 앞세운 4-4-2다. 하지만 신 감독은 그동안 수차례 기성용을 내린 3-5-2 형태의 스리백을 실험해 왔다. 첫 상대인 스웨덴이 4-4-2를 기반으로 꽤나 수비적인 운영을 펼치는 팀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3명의 수비로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양 사이드는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가 상호 보완적으로 책임지는 맞춤형 전략으로 스웨덴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실험적으로 들고 나온 한국 대표팀의 스리백의 성적은 참담했다. 러시아(4실점), 모로코(3실점), 폴란드(3실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3실점) 모두 총 4경기 13실점을 했다. 오랫동안 연습해온 전술이 아닌 신 감독의 변형 스리백은 빈 공간을 커버하거나 측면에서 선수들이 역할 분담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신 감독의 3-5-2 전술 베스트 11은 이미 가닥이 잡혔다. 4-4-2와 마찬가지로 전방 투톱은 손흥민-황희찬이 확정적으로 나설 것이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재성, 중앙 미드필더는 박주호, 기성용, 정우영, 이용이 자리하고 스리백은 장현수, 김영권, 윤영선이 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웨덴전에서 스리백으로 나서게 된다면 이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되고 양쪽 날개엔 이용, 고요한, 홍철, 김민우, 박주호 중 코치진 판단에 따라 그날의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 스웨덴의 ‘클래식한’ 4-4-2

스웨덴이 구사하는 4-4-2 전술은 굉장히 전통적인 아주 ‘클래식’한 전술이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의 타이트한 간격조절을 통해 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는 것이다.

막강한 수비력을 갖춘 스웨덴이지만 부실한 공격은 분명한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들은 최근 A매치 3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룩셈부르크전에서 8골을 몰아넣은 뒤 치른 8번의 경기에서 4골에 그쳤다. 이러한 빈공 속에서도 치열했던 월드컵 유럽 예선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장신의 수비수들을 바탕으로 한 짠물수비 덕분이었다. 야네 안데르손 감독 체제에서 2년이란 시간동안 발을 맞춘 스웨덴 선수들의 4-4-2 빌드 완성도는 상당하다.

콤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는 4-4-2는 좌우 측면에서 공간이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탈압박에 능한 선수가 없는 한국 대표팀이기에 그러한 뒷공간 약점을 노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세트피스 제공권 싸움에서의 실점에 주의하며 발이 느린 스웨덴 선수들을 공략할 수 있는 빠른 역습 상황에 중점을 둬야한다.

스웨덴의 공격은 지나치게 에밀 포르스베리에 의존해 있다. 공격의 시발점과 끝맺음을 모두 담당한다. 그들의 공격 전개 방식을 살펴보면 바스티안 라르손이나 알빈 엑달 등이 긴 패스를 전방으로 연결하지 않는 한 공격을 펼칠 때 필수적으로 포르스베리의 발을 거친다. 포르스베리는 특정 포지션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의 빈틈을 만들어 동료에게 패스를 창출한다.

최전방 자원인 마르쿠스 베리와 올라 토이보넨은 별다른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포르스베리만 효과적으로 봉쇄한다면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를 집중 상대하게 될 장현수와 김영권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사진 = 세네갈 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 ‘본고사’ 앞둔 신태용의 자신감

상대들에 비해 신태용호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 팀 소집이나 훈련 기간은 짧았고 유럽파와 국내파의 호흡도 최근에서야 맞췄다. 이근호, 권창훈 등 주축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대표팀 전력 구상 역시 완전히 틀어졌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항상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이근호의 부상으로 인한 갑작스런 낙마 소식에도 신 감독은 “공격수는 3명밖에 없지만 문선민 이승우 구자철 같은 선수들을 조화시켜서 투톱 형태를 만들 수 있다”며 “공유할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스웨덴 역시 “해볼만한 상대”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의 최종평가전인 페루전을 직관한 후에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잘 펼치고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해볼 만하다”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고 왔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철통 보안 속에 첫 훈련에 나섰다. 훈련 전 일부 현지 팬사인회만 제외하면 일반인과 취재진의 출입을 완벽하게 통제했다. 훈련 보안을 위해 스타디움 바깥에는 철판으로 된 외벽까지 설치해 경비원들을 고용했다. 신 감독 역시 “상트페레트부르크의 훈련장 인근에 군사 시설이 많이 일반인 출입이 쉽지 않다”며 베이스캠프를 이곳으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신태용호의 증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과연 신 감독이 어떠한 수싸움과 선술로 스웨덴을 맞이하게 될지 그의 ‘트릭 해제’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