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출구조사 결과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됐고, 결과 역시 다르지 않았다. 17곳 중 14곳의 광역단체장을 휩쓸었다. 재보선도 12곳 중 11곳에서 당선됐다. 전통적인 약세 지역이던 PK지역에도 당당히 입성했다. 수도권 3곳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1995년 민선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20여년 만의 최대 압승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패배에 당혹감마저 보이고 있다. 상당 기간 보수진영 재건이 힘든 것 아니냐고 좌절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참패의 책임을 짊어지고 14일 사퇴했다. 김태흠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도부가 줄사퇴하면서 당 비상체제 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일단 대표권한대행으로 비상체제를 이끌 전망이다.
일단 한국당 의원들은 보수진영 전체가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는 데는 같은 마음이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리더십 구축, 한국당 전면적 쇄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나아가 해체론까지 나온다. 당을 해체하고 범보수진영이 대통합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선거 패배 이후 반복된 ‘지도부 사퇴→ 비대위 구성→ 전당대회→새 지도부’로는 성난 민심을 되돌려놓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이 당 노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안보 이슈’보다는 ‘시장 보수’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는 의미다. 본래 보수는 자유를 중시하는 진영인 만큼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시장 보수로 노선을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