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치인의 ‘키즈’로 불리던 젊은 후보들이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홍준표 키즈’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후보, ‘박근혜 키즈’에서 ‘유승민 키즈’로 변신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병 후보, ‘안철수 키즈’ 출신으로 당적을 자유한국당으로 옮겨 노원병에 출마한 강연재 후보 모두 저조한 득표율로 선거를 마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투표결과 송파을 재보선에서는 최재성(54.4%)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홍준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해 한국당에 둥지를 튼 배현진 후보는 29.6%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노원병 재보선에서는 김성환(56.4%)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위를 거머쥐었다. 이준석 후보는 27.2%로 2위에 머물렀다. 강연재 후보는 14.5%로 3위를 기록했다.
◆ 홍준표의 ‘회심의 카드’ 배현진도 안 통했다
보수의 전통적인 텃밭인 송파을에 출마한 배현진 후보는 재건축 규제 철폐와 부동산 세금폭탄 저지 등 경제 공약들을 내세웠지만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확보한 최재성 후보에 밀려 2위에 머물고 말았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 후보는 지난 3월 퇴사 이틀 만에 홍 대표에 의해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영입됐다. 배 후보는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며 입당이유를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배 후보가 인지도 높은 방송인이었던 점과 문재인 정권 언론탄압의 상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송파을에 전략공천했다.
정치에 입문한 지 두 달 만에 선거판에 뛰어든 배 후보는 선거운동 중 ‘아기상어 댄스’ ‘기상캐스터 사전투표 독려’ 등 선거 영상을 만들며 이슈를 몰았다. 배 후보는 유세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눈물까지 흘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보수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하며 위기에 빠진 한국당을 구하지 못했다.
◆ ‘당까지 바꿨는데…’ 이준석과 강연재, 노원서 맞붙었지만 모두 눈물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돼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후보는 대표적인 ‘박근혜 키즈’였다. 변호사 출신 강연재 후보도 2016년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 합류해 ‘안철수 키즈’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이번 선거에 각각 당을 바꿔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유승민 의원을 따라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에 합류했다. 강 후보도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제보 조작사건을 이유로 탈당한 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 후보는 지역일꾼을 자청하며 자전거를 타고 노원을 도는 등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강조했고, 강 후보는 세 아이의 엄마라는 점을 내세우며 부모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선거기간 내내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김성환 후보를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이번 경선에서 야권 키즈들이 모두 선택받는데 실패하면서 야권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잃게 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