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 ‘앙기모띠’를 사용해 네티즌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안평훈 전 대구시의원 후보가 사과했다.
안 전 후보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대구시의원 낙선 사실을 밝히며 “저의 단어 선택으로 불쾌함을 드려 죄송하다”며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지방선거일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시의원) 당선 가즈앙기모띠’라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안 전 후보가 사용한 ‘앙기모띠’는 일본어 “기모찌 이이(気持ちいい, 기분이 좋다)”에서 유래했으며 일본 성인동영상에 자주 나오는 표현이다. 자극적인 소재로 인터넷 방송을 해 유명해진 BJ철구가 처음 사용한 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표현을 유행시킨 BJ철구가 각종 혐오 및 일베(일간베스트)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는 점이다. 철구는 과거 성폭행 장면을 흉내내고 기초생활수급자를 겨냥해 비하하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 또 자신의 방송에서 홍어, 운지 등 일베에서만 사용하는 단어를 자주 노출했으며 지난해 5월 진행한 방송에서는 별풍선 518개를 “‘폭동’개”라고 표현해 일베에서 활동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광역시를 대표할 시의원 후보가 혐오 발언을 일삼는 BJ의 유행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안 전 후보의 사과문이 성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댓글로 “민주당원이라고 하시는 분이 어떻게 그런 단어를 사용하실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게 사과문이시라면 더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 전 후보는 “역으로 여쭤보겠다. 사과문은 어떤 식으로 써야 제대로 된 사과문인가”라고 반박했다. “사과문은 길고 자세하게 써야 하는 게 아니지 않냐, 진심은 통한다는 생각으로 썼다”라고도 적었다. 현재 안 전 후보의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