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첫 부산시장·첫 구미시장·첫 강남구청장… ‘첫’ 타이틀 속출

입력 2018-06-14 11:35
왼쪽부터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인,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 정순균 강남구청장 당선인.


6·13 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깃발’을 꽂지 못했던 지역에서 첫 광역·기초단체장 타이틀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보수의 아성’으로 상징성이 큰 영남과 서울 강남에 출마한 후보들이 처음 당선돼 명실상부한 전국정당 입지를 굳혔다.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55%가 넘는 득표율로 부산시장에 당선된 것은 일대 사건이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도입 이후 6차례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23년 만에 처음이다. 부산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지만 민주당 후보들은 번번이 보수당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원 5명을 배출했고, 지난해 5·9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가 38.71% 득표율로 홍준표 당시 한국당 후보(31.98%)를 눌렀다. 이번에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승리함으로써 오랜 숙원을 달성했다. 민주당은 부산시장 뿐 아니라 경남지사(김경수), 울산시장(송철호)까지 PK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를 싹쓸이했다.

장세용 민주당 후보의 구미시장 당선도 이번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심판’ 여론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전통적으로 한국당을 지지해왔던 곳이다. 하지만 장 후보는 40.8%의 득표율로 이양호 한국당 후보(38.7%)를 약 4000표 차로 눌렀다. 대구·경북 기초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당선된 민주당 후보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구미 시민의 위대한 선택이자 선거혁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감격해했다.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25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한 24개구를 휩쓸었다. ‘정부·여당 힘 실어주기’와 ‘한국당 심판’ 여론이 서울에서 유독 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수의 텃밭’인 강남구에서도 정순균 후보가 민주당 출신 첫 강남구청장 타이틀을 달았다. 강남구는 특히 횡령 및 취업청탁 등의 혐의로 한국당 소속 신연희 전 구청장이 구속되면서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