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지방선거 시작 이후 처음으로 울산에 민주당 출신 광역자치단체장이 배출됐다. 영광의 주인공은 8전 9기의 스토리를 써낸 송철호 후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영남의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불린 송철호 당선자는 1992년부터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1992년 울산 중구에서 14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도전해 첫 선거를 치른 뒤 2016년 무소속까지 총선을 6차례 출마해 연이어 낙선했다. 울산시장 선거에는 1998년에 무소속으로, 2002년에는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아 민주노동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나섰다가 모두 고개를 숙였다.
송 당선자는 1949년 부산 중구 보수동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계신 전북 익산에서 중학교를 졸업, 다시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호남 출신이라고 8번의 선거를 치를 때마다 ‘지역주의’에 발목을 잡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분위가 달랐다. 그는 지난달 31일 공업탑로터리에서 출정식과 함께 본격 선거 유세에 나서면서 “야구는 9회 말에 끝난다. 송철호의 8전8패는 실패가 아니라, 쓰러지면 일어서고 또 일어선 도전의 신화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선거운동 당시 송 후보의 지지도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선거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김기현 후보를 많게는 20%이상 누르고 앞서 나갔다.
여론조사보다 바닥 정서가 더 좋았다. 선거 중반에 송 후보는 공동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고래고기 불법 유통과 기획 부동산 사기 등 ‘부적절한 사건 수임’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의 공격을 받았지만 지지율은 무너지지 않았다.
송 당선자는 울산시장으로서 ‘울산시를 시민에게 돌려줘 시민이 주인되는 울산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20년 동안 보수정당이 집권해온 울산 시정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송 당선자는 “울산은 지역 정서에 기댄 일당 독재가 수십 년간 그대로 이어져 왔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교체가 아닌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단초를 마련하겠다”며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울산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시민고충처리위원회·노동인권센터,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등 시민·노동자 참여를 넓힐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8전 9기 송철호 울산시장 울산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입력 2018-06-14 09:10 수정 2018-06-14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