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협정’ 朴정부 여가부 장관 강은희, 대구교육감 ‘어부지리’ 당선

입력 2018-06-14 08:39
강은희 대구교육감 당선인이 지난 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자신의 모든 선거운동원을 총동원하는 대규모 유세를 열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정부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후보가 14일 당선을 확정지었다. 강 당선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사에 반하는 ‘한일 위안부 협정’를 맺은 정권에서 장관을 지냈다. 그것도 여성 문제를 총괄하는 부처였다.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 왔다.

강 당선인은 대구시교육감 선거에서 40.73% 득표율로 38.09%를 얻은 김사열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는 “정말 기쁘다. 천직으로 여겼던 교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라며 “소명으로 받아들여 교육자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 당선인은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출마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후보 및 홍덕률 후보와 경쟁을 벌였다. 대구 지역 특성상 초반부터 당선이 예상됐다.

하지만 선거전은 예상대로 흐르지 않았다. 강 당선인의 박근혜정부 시절 행적이 문제가 됐다. 상대 후보들로부터 박근혜정부 시절 국회의원과 장관으로 재직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선거 막판에는 대구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대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 할머니는 “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르게 가르칠 교육감을 뽑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가 당선된 데에는 진보 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 실패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와 홍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각각 43만4235표, 24만1285표를 얻었지만 단일화에 실패하며 강 당선인(46만4296표)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두 진보 후보가 얻은 표는 강 당선인이 얻은 표보다 21만1224표 많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