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2대 1.
KBS·MBC·SBS 방송 3사가 오후 6시 6·13 지방선거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는 여당의 ‘일방적 압승’으로 요약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출구조사에서 TK(대구·경북) 지역에서만 고전했을 뿐 격전지로 꼽힌 서울·경기와 경남에서 모두 야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격전지 수도권·PK 모두 싹쓸이
출구조사 결과는 방송 3사가 지난 2~5일 코리아리서치·칸타퍼블릭·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도 여당 후보가 TK(대구·경북)와 제주 지역을 제외한 14곳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6.8%로 김태호 한국당 후보(40.1%)를 크게 앞섰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여당 실세인 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부선 스캔들’ 등 진흙탕 선거가 펼쳐졌던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9.3%를 얻어 남경필 한국당 후보(33.6%)를 압도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55.9%로 김문수 한국당 후보(21.2%)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8.8%)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앞섰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58.6%를 얻어 서병수 한국당 후보(35.4%)를 크게 따돌렸다.
◇여당의 유례없는 압승, 이유는?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일방적인 압승을 거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전국 16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을 석권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노무현정부 때였고 한나라당은 야당이었다.
여당의 승리 요인으로는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꼽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6월 4~8일(6일 현충일 제외) 19세 이상 성인 유권자 2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한다’는 응답이 72.3%에 달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1.3%에 그쳤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집권 2년차인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70%대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여론이 여당의 압승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적폐청산과 남북화해로 대표되는 새시대에 대한 열망이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문재인정부가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도 함께 가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을 바꾼 국민들이 지방선거에서도 구세력 교체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보수야당들은 이런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당장 광역선거에서 6석을 지키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한 홍 대표는 조만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출구조사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한 바른미래당도 후폭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김문수 한국당 후보에도 뒤진 3위에 그치면서 또다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