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아성’ 대구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기록했던 전국 최저투표율 ‘불명예’를 탈피할 지도 관전포인트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대구 투표율은 46.5%로 인천(45.3%) 다음으로 낮았다. 전국 평균 투표율(50.1%)에 한참 못 미친다. 이런 추세가 투표 종료 때까지 이어질 경우 2014년에 이어 또다시 최저 투표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최종 투표율은 52.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현역 시장인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혈전을 펼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깜깜이 구간’에 접어들기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층 비율이 30~40%에 달했다는 점이다. 전국 최고수준이다. 선거 막판까지도 어느 후보에게 표를 줄지 정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유독 부동층이 많은 것은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등 초대형 이벤트의 영향으로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혼란스러워하는 보수층 민심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선거판을 뒤흔들만한 이슈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샤이 보수’의 결집 여부가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TK(대구·경북)에서도 버림받는다면 당을 해체해야 할 것”이라며 마지막 동정심에 호소했지만 보수 민심이 움직일지는 확실치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6일 성인 8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0%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구지역 1당 독점 지방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53.4%인 반면, ‘보수의 마지막 보루지역으로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응답은 28.0%에 그쳤다. 젊은층에서 교체 여론이 높았다. 반면 후보 당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권 후보가 48.1%, 임 후보가 20.1%로 나타나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한국당에서는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샤이 보수’가 투표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부동층 가운데 젊은층이 많아 여당에 더 유리한 판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