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보다 높은 투표율… 민주 vs 한국, 어느 쪽에 유리?

입력 2018-06-13 14:12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오후 1시 기준 43.5%로 잠정 집계됐다. 직전 지방선거의 같은 시간 투표율 38.8%보다 4.7%포인트 높은 수치다. 오후 1시 투표율부터는 사전투표율이 반영되기 때문에 최종투표율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높은 투표율이 여야 중 어느 쪽에 유리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이런 추세라면 4년 전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파란 머리 염색’ 공약을 내거는 등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애썼다. 북미 정상회담과 정부 여당의 고공 지지율 행진 등으로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지지자들의 이탈표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은 무당층이 다른 때보다 높다는 것인데 이들이 한국당에 투표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바른미래당에 투표하기에는 사표심리가 발생해 결국 (높은 투표율은) 민주당에 유리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에 유리하다’는 통설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있다. 60대 이상 고령 유권자 인구가 급증하면서 높은 투표율이 보수 진영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도 높은 투표율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자평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사전투표에서 특히 경남·경북 지역 투표율이 높았는데 그동안 조용했던 ‘샤이 보수’들이 투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촛불집회 이후 젊은 층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 효능감을 느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북·경남 지역의 사전투표율 상승도 젊은 층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현재 보수층을 결집하거나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만한 유인책은 없는 반면 북미회담 등 이슈로 인한 투표율 저조 우려가 진보층을 결집하게 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풀이했다.

투표율만으로는 어느 진영에 유리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투표율로는 여야 유불리를 판단하기 힘들다”면서 “세대별 투표율을 봐야 유불리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