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달라진 트럼프의 태도변화…그는 김정은을 진짜 신뢰할까?

입력 2018-06-13 11:1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가가 180도 달라졌다. ‘꼬마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던 그가 불과 9개월 만에 김 위원장을 ‘스마트하고 좋은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북미관계가 개선될 때마다 북한 정상에 대한 태도변화는 있었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매번 말을 번복하던 탓에 양국 간엔 기본적으로 불신이 깔려있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엔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표현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언문을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거에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가 번복했던 경험이 있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서 했던 말을 대신 전했다.

“과거에도 미국으로부터 돈을 지원받은 뒤 핵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말했습니다. ‘(북미관계가) 이렇게까지 멀리 와본 적은 없었다고. 확신과 자신감이 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이죠. 저는 미국보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더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1분만 봐도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는 등 ‘사람 볼 줄 안다’는 취지의 말을 많이 했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역사적인 첫 만남을 한 뒤 내린 평가는 “우린 처음부터 잘 맞았다”였다. 실제 대면을 한 뒤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오늘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는데 김 위원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내비쳤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남북·북미 대화에 마음을 여는 모습에 대해서도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 이후 (북한과) 더 많은 대화를 했고 그들의 비핵화 의지를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김 위원장이 확신을 주기 위해 어떤 말을 했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밝은 미래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잔혹한 독재자’라고 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인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오늘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원합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