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문정인 엇갈린 평가…“CVID 빠져 대실패” “‘완전한 비핵화’에 포함”

입력 2018-06-13 10:30
자료사진=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가 명시되지 않은 공동합의문에 대한 온도 차가 뚜렷했다.

홍 대표는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12일 저녁 페이스북에 “이럴 거면 미·북 회담을 왜 했는지 참으로 의아하다”고 적었다. 그는 “CVID는 꺼내지도 못했고 오히려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운운하고 회담을 끝냈다”며트럼프가 ’남북이 한통속이니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라’라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썼다.

홍 대표는 13일에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김정은에 놀아난 실패한 회담”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깎아내렸다. 그는 “아무런 CVID에 대한 보장도 없이 한미 군사훈련도 취소하고 미군 철수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김정은의 요구만 들어주고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대실패 회담이었는데 청와대는 이를 뜨겁게 환영한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문정인 특보는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며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원만하고 무난한 회담이었다고 본다”고 평했다.

12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문 특보는 “이번 정상회담 합의문은 판문점 선언의 연장 선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와 단계적 군축, 나아가서는 종전 선언, 평화 체제, 비핵화라는 내용에 대해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는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폐기를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가 CVID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양측이 상당히 많은 토의를 한 것으로 본다. 두 정상은 총론을 이야기한 것이지, 각론은 이어질 후속 회담에서 이야기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곧 후속 회담이 열린다고 하니 거기서 구체적인 CVID 일정 등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북·미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는 최대 쟁점이었던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라는 문구가 빠졌다. 대신 판문점 선언에서 사용됐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란 용어가 들어갔다. 첫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순조로웠던 만큼 향후 각종 실무회담을 통해 점차 목표에 다가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