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김정은에 보여준 ‘北 미래’ 영상… “선택하라” 메시지

입력 2018-06-13 09:18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하고 싶은 말인 듯 보였다.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래상을 담았다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백악관이 이번 회담의 성과와 기대를 홍보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4분30초 분량의 영상이었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북한 대표단은 회담 도중 미리 영상을 봤다고 했다.

대형 스크린에서 한국어 해설이 들어간 영상이 흘러나왔다. 북한 어린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뛰어다니는가 하면 북한의 미래 발전상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들이 흘러나왔다. 드론, 전기, 댐처럼 북한에 필요한 인프라였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의 모습부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군사분계선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김 위원장의 모습도 등장했다.

이어 “이것이 과연 현실이 될 것인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단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두 사람은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자막이 나왔다. 배경으로는 발전한 북한의 모습과 핵 발사 장면이 번갈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평화의 문으로 들어선다면 깜짝 놀랄 번영을 얻을 테고, 반대의 길을 택할 경우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연 중에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하는 의미 역시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소수의 사람들이 변화를 위해 소명되는 시간이 있다. 그 소수의 사람들이 차이를 만들어간다. 과거가 미래가 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다음은 영상 해설 내용.

70억 인구가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 가운데 오직 소수의 사람만이 영속적인 자취를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더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고국을 개변하고 역사를 바꾸는 결단을 내리거나 행동을 취할 것입니다.

역사는 대를 거쳐 계속 반복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은 반복의 순간들. 비교적 평화로웠던 시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긴박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순환이 반복되는 동안에 번영과 혁신의 빛은 거의 전 세계를 밝혀주었습니다. 역사는 항상 진화합니다. 그리고 오직 소수의 사람이 변화를 위해서 소명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소수의 사람이 어떤 차이들을 만들어내는가입니다. 과거가 미래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희망의 빛이 밝게 타오를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이 될까요? 풍요로운 유산을 공유하는 사람들. 공동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기회의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출발. 평화. 두 사람. 두 지도자. 하나의 운명. 역사의 특별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단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그 사람은 무엇을 선택할까요? 비전과 지도력? 그것이 아니면... 결과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후퇴하는 것. 아니면 다른 하나는 전진하는 것.

새로운 세계가 오늘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우정, 신뢰, 선의가 있는 곳. 그 세계에 합류하십시오. 기회의 문들이 활짝 열릴 수 있는 곳. 전 세계의 투자, 그곳은 의학적 난관의 돌파. 풍성한 자원, 혁신적 기술, 새로운 발견이 있는 곳. 이것이 현실이 될까요?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요? 세계는 그 변화를 품에 안을까요? 이 역사적 순간이 언제 시작될까요?

문제는 선택입니다.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 세계는 지켜볼 것입니다. 새겨들을 것입니다. 기대할 것입니다. 희망할 것입니다. 이 지도자는 조국의 개변을 선택할까요? 그래서 새로운 세계의 성원이 될까요? 조국 인민들의 영웅이 될까요? 그는 평화와 악수를 할까요? 그리고 전대미문의 번영을 누릴까요? 번영과 훌륭한 삶과 아니면 심각한 고립...어떤 길을 선택할까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를 개조하는 회담을 합니다. 태양 속에 빛나는 하나의 순간, 하나의 선택, 이것이 현실이 될까요?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습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