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통화… 文 “세계평화 큰 토대” 트럼프 “기대 이상의 성과”

입력 2018-06-12 21:58 수정 2018-06-12 22:17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갖고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 정상은 취임 후 17번째 정상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20분부터 약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가졌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공적 결실을 맺어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를 위해 큰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진에서 이루기 어려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만족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을 ‘훌륭한 대화 상대’라고 표현하며 “이번 회담을 통해 둘 사이에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는 말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김 위원장이 뭔가 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이룬 북·미 사이의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한·미가 더욱 긴밀하게 협의하고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가 지켜본 ‘세기의 악수’

한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세기의 악수’를 나누며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약 35분간 이어진 단독회담에 이어 참모진들이 배석하는 확대회담, 실무오찬까지 빼곡한 일정을 소화했다. 두 정상은 확대회담을 마무리한 뒤 카펠라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대해 “굉장히 포괄적인 문서이고 저희의 좋은 관계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라 밝혔고 김 위원장은 “과거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서명”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에 앞서 “우리는 굉장히 좋은 합의와 아주 좋은 관계를 이뤘다”며 “오후 2시30분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의에 대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서류에 서명할 것이다.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다”라고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청산하고 새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하게 된다.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좋은 자리를 위해 노력해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고 신속하게 이(비핵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북·미관계도 자랑스럽고 한반도의 향후 미래는 지금과는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될 것이고 우리 둘 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 전 세계를 향해 크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사적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오랜 시간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지도자가 만나는 역사적인 회담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에도 진실한 대화를 나눴고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6·25 한국전쟁은 언급하며 “전쟁은 지금까지 끝나지 않고 있지만 아마 곧 전쟁이 끝나지 않을까 희망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최대 관심사인 체제보장과 막대한 번영이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 편입을 원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 (향후) 상업을 포용하고 또 전 세계와 통합된다면 김 위원장은 그 어느 때도 없었던 기회를 부여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번영과 함께 (북한에는) 안전·안보의 시대가 이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고도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공동성명에 서명했다”며 “여기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의지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 달성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띤 협상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 위원장도 이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이미 주요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했다는 김 위원장의 말도 전했다. 그는 “오늘 합의문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미 북한에서 주요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했다고 말했다”며 “이건 굉장히 큰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누구나 일으킬 수 있지만 가장 용기 있는 사람만이 평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을 향해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당분간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