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2항 ‘지속적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담긴 의미는?

입력 2018-06-12 17:21

12일 북미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이 서명한 선언문엔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양국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발표한 합의문의 4대 핵심내용 중 두 번째 항은 “두 나라는 한반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a lasting and stable peace regime)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한다”는 내용이다. 체제 보장은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던 핵심 내용이다. 북한이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한 메시지에서도 ‘조선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우선적으로 내세웠었다. 이를 위해선 먼저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해야 했다.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지난달 열린 ‘2018 한국포럼’에서 “북한은 자신의 체제를 안전하게 유지해줄 수 있는 국가가 미국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만 폐기한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전제돼야 했다. 이번에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로 한 것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선언문 3항)는 통 큰 의지를 보인 것에 대한 대가 차원이라는 견해가 많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에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이번 합의문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체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적대관계 청산이나 종전선언, 미북 수교 약속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두 정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당국자 간의 후속회담을 최대한 빨리 개최하기로 합의한 만큼 추가 협상을 통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주요 내용

1.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미국-북한 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

2. 두 나라는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한다.

3. 북한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미국과 북한은 이미 확인된 사람들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하여 전쟁포로 송환 및 실종자 유해발굴을 약속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