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평양서 팔린 햄버거… 아시아 각국 북미정상회담 ‘특수’ 풍경

입력 2018-06-12 16:43
AP통신 평양지국장 에릭 탈마지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평양의 한 유명 식당에서 콤비네이션버거를 주문해 먹었다. 종업원이 이 햄버거를 서빙한 뒤 돌아가고 있다. AP뉴시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은 동아시아의 안보는 물론 경제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북한이 ‘정상국가’로 인정돼 국경을 열고 주변국과 교역을 늘리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동아시아의 경제력은 더 막강한 동력을 얻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합의문에 서명한 12일, 아시아 각국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할 ‘상품’들이 판매됐다. 북한 평양,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포착된 북·미 정상회담 특수의 풍경을 모았다.

AP통신 평양지국장 에릭 탈마지가 12일 평양의 유명 식당에서 주문한 콤비네이션버거. AP뉴시스

1. 북한 평양의 햄버거

AP통신 평양지국장 에릭 탈마지는 이날 평양의 유명 식당에서 ‘콤비네이션버거’를 주문했다. 탈마지는 이 사진을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으로 미국의 햄버거 체인점이 평양에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약간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마지는 평양 모란봉식당의 음식으로 콤비네이션버거와 함께 파인애플버거, 생선버거, 소시지, 계란, 치즈와 함께 맥글레이즈까지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글레이즈는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에서 머핀, 햄, 치즈로 구성되는 햄버거 형태의 음식이다. 우리에게 ‘맥모닝’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일본 일간 요미우리신문의 한 배급소 직원이 12일 낮 도쿄 신바시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호외를 배포하고 있다. AP뉴시스

2. 일본 도쿄의 호외

일본 일간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1면을 채운 호외를 찍어 거래로 배포했다. 일본은 동아시아의 정치·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재팬패싱’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 변수, 이른바 ‘북풍(北風)’으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요미우리신문 배급소 직원이 신바시역에서 배포한 호외는 도쿄시민들의 손에 들려 도심 곳곳으로 퍼졌다.

중국 베이징 증권거래소의 시황 모니터에서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슈로 한 종목이 반등하고 있다. AP뉴시스

3. 중국 베이징의 주식

북·미 정상회담은 아시아 주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 조짐만으로 요동치는 한국·일본·중국·홍콩증시는 이날 큰 폭의 변화는 없었지만 대체로 소폭 상승이나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상하이지수의 경우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4시) 현재 전 거래일 종가보다 26.32포인트(0.86%) 상승한 3079.10에 거래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희귀품 판매상 해리 응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전 주석의 제80회 태양절 기념주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동전은 1992년 북한에서 발행됐다. AP뉴시스

4. 싱가포르의 북한 기념주화

북한에서 주조되는 동전은 세계 수집가들 사이에서 희귀품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 동전에 대한 판매나 경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많아서다. 북한의 초대 최고 권력자인 김일성 전 주석의 초상화를 새긴 동전은 수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희귀품 중 하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이날 싱가포르의 한 점포는 1992년 북한에서 발행된 제80회 태양절(김일성 생일) 기념주화를 판매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