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놓다니…” 美 보수논객들 반발

입력 2018-06-12 15:28 수정 2018-06-12 15: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2일 정상회담에서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북한과 미국을 동등한 선상에 놓았다는게 그 이유다.

미 중앙정보국(CIA) 보좌관 출신인 제러미 배쉬는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성조기와 인공기를 회담장에 나란히 설치한 것을 놓고 “역겹다”고 말했다.

배쉬는 “미국 대통령의 업적이 아니라 김정은에게만 엄청난 성과”라며 “나란히 서 있는 미국 국기와 북한 국기를 배경으로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정말로 보기 거슬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대로 말하자면 역겨겨웠다”며 “정말로 미국 국기의 가치 훼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평론가로 알려진 다나 로쉬 역시 트위터를 통해 “마치 동등한 것처럼 우리 국기가 나란히 서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평론가 요나 골드버그는 트위터에서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지배하며 고문하고 노예화했다며 “북한 국기는 우리 국기에 닿자마자 불타 없어져야 했다”며 “우리 것과 동등하게 서 있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논평가 스티브 그르자니치는 “자유 세계의 대통령이 반인류 범죄로 지탄받는 역사상 가장 잔혹한 독재자 중 하나와 악수를 하고 있다”며 “성조기와 인공기가 동등하게 설치된 곳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안보 전문가 맬컴 낸스는 트위터를 통해 “제러미 배쉬가 옳다. 미국 국기를 북한 옆에 두는 건 불명예스럽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 김정은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 소재 윌슨센터 북한 전문가 진 H. 리는 이날 CNN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 다음에 무엇이 있든지 간에 두 사람의 악수는 역사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매우 강력한 순간이기 때문에 평양에서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 정말로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을 평등하게 인정하고 대우한 순간 북한에서는 축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