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원짜리 ‘캐딜락 원’ 내부 김정은에게 공개한 트럼프

입력 2018-06-12 14:52 수정 2018-06-12 15: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의 의전차량인 ‘캐딜락 원’ 내부를 소개했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차량인 캐딜락 원은 육중한 외관 탓에 ‘야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이 차량을 미국에서 싱가포르까지 공수해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낮 12시30분)쯤 시작된 업무 오찬을 마친 뒤 회담장이었던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내부를 잠시간 산책했다.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중계된 영상을 통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내내 미소 지으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산책을 이어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 통역을 대동하기는 했지만 멀리 떨어져 걸었기 때문에 두 정상이 직접 대화를 나눴을 수도 있다.

산책 마지막쯤에 돌발 행동을 자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작은 이벤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자신이 타고 온 캐딜락 문을 열고 내부를 공개했다. 미국 대통령의 의전차량은 경호와 보안상 문제 때문에 내부 공개가 철저히 제한된다. 김 위원장은 차량 내부를 보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차 문은 트럼프 대통령 대신 미국 측 경호원이 열었다.


무게 9t의 캐딜락 원은 미국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첨단 기능을 갖춰 ‘움직이는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가격은 한 대당 150만 달러(약 1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방탄유리는 13㎝ 두께로, 총격을 쉽게 견딜 뿐만 아니라 화학무기 등을 이용한 공격에도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차 문에는 열쇠구멍이 없다. 여는 방법은 백악관 경호원만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을 마치며 회담 분위기가 어땠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주 아주 좋았다(very very good). 훌륭한 관계(excellent relationship)를 맺었다”고 답했다. 이어 “정말로 환상적인 회담이었다. 많은 진전이 있었다. 우리는 사인하러 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회담, 외교 당국자가 배석한 확대 회담, 업무 오찬 순서로 진행된 이번 회담은 공동 합의문 서명과 기자회견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두 정상은 회담 당일 저녁 북한과 미국으로 돌아간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