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오지환-박해민 ‘병역 혜택 논란’

입력 2018-06-12 14:13 수정 2018-06-12 20:43
사진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반 승선에 성공한 오지환(좌)와 박해민(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 명단이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병역 혜택에 집착했다는 비난과 실력으로 정당하게 선발됐는데 무엇이 문제냐는 여론이 팽팽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아시아게임 ‘절대 강자’로 꼽힌다. 프로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허용된 1998년 이후 5번의 대회에서 4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실업야구)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대만은 우리보다 기량이 한 수 아래여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오지환(LG트윈스)과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이 발표를 앞두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이들의 국가대표 선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둘은 나란히 1990년생으로 아직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미필자다. 두 선수는 올해 만 28세로 지난겨울 상무 야구단이나 경찰 야구단 지원을 포기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통해 병역 혜택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다면 시즌이 끝난 후 곧바로 현역 입대를 해야 했지만, 결국 가까스로 대표팀 승선에 성공해 병역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아시안게임 명단에 든 병역 미필자는 오지환과 박해민 외에 최충연(삼성), 함덕주·박치국(두산), 김하성(넥센), 박민우(NC) 등 모두 7명이다. 2010 광저우 대회(11명), 2014 인천 대회(13명) 때와 비교해 줄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선발 원칙으로 ‘실력’과 ‘체력’을 꼽았다.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가장 좋은 선수들을 실력 순으로 뽑을 생각이라며 병역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꾸준히 못박아왔다. 또한 덥고 열악한 자카르타의 환경을 체력으로 버텨야 하기에 비슷한 실력이라면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단의 최연장자는 1985년생의 정우람이다.

선 감독은 “박해민은 결과적으로 활용 폭이 대수비, 대주자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오지환은 김하성 백업이다. 처음에는 멀티 포지션을 구상했다. 현재 코치진과 이야기했을 때 멀티가 부족하니 오히려 한 포지션에서 잘하는 선수를 뽑자고 이야기했다”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두 선수의 선발 이유를 밝혔다.

논란 속에도 기량은 확실하다. 오지환은 올해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33타점)을 올리며 2009년 데뷔 후 가장 좋은 타격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시즌 연속 도루왕 박해민도 타율 0.304(30타점)를 기록 중이다.

아시안게임이 병역혜택 수단이나 프로구단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활용된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오지환과 박해민은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어도, 걸지 못해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