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의 ‘통역’은 누가?… ‘나라를 대표하는 1등 통역사들’

입력 2018-06-12 11:15
사진=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기의 만남’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마침내 성사됐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대좌하고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다.

회담장 입구 레드 카펫 양쪽에서 나온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를 나누고 미소를 지은 채 담소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친근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통역이 없는 자리였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간단한 영어로 “만나서 반갑습니다(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단독회담에서는 통역만 대동한 채 1대1 회담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통역은 김주성 북한 외무성 통역요원이 담당한다. 김 통역요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방미 때도 통역을 맡았다. 김 통역요원은 태영호 전 북한 대사관 공사가 낸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 김정은 위원장의 전담 통역팀인 ‘1호 통역’ 소속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트럼프 측 통역은 미 국무부 소속 통역국장 이연향 박사다. 이 박사는 서울예고,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친구를 따라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시험을 쳤다가 합격해 통역사의 길을 걷게 됐다.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통번역대학원에 한영과가 창설될 당시 자리를 옮겨 8년간 제자들을 배출했고, 그때 맺은 인연으로 국무부에서 한국어 외교 통역관이 됐다.

지난해 6월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통역한 이연향 박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 박사는 2004년 귀국해 2005년 3월부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다가 2009년 학교를 휴직하고 미 국무부 전속 통역사로 활동하게 됐다. 200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것을 비롯해 그해 2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방한 때도 통역을 맡았다.

또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을 수행했으며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서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들을 공군기지로 나가서 맞은 당시에도 이 박사가 통역을 담당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