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헌혈왕’ 박대진 중사 헌혈증 20매 기부

입력 2018-06-12 10:41 수정 2018-06-12 16:07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300회 헌혈입니다.”

한 달에 두 번 피를 뽑아 수혈이 필요한 이웃에게 헌혈 증서를 기증하는 군인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육군종합행정학교에 근무하는 박대진(37) 중사는 12일 부대가 위치한 충북 영동군청을 찾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해 달라며 지난 1년 간 모아온 헌혈증 20매를 기부했다. 지난 1년간 모은 24장 중 한국소아암협회에 기증하고 남은 증서다.

박 중사는 지난해에도 영동군에 헌혈증 23매를 기부했고 전방부대에 근무하던 지난 5년 동안은 소아암협회의 단골 후원자가 돼 100장 넘게 기증했다.

199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의 부모님에게 처음으로 헌혈 증서를 기증한 박 중사는 올해로 20년째 꾸준히 헌혈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 중사는 그동안 158 차례나 이웃을 위한 헌혈을 실천해왔다. 지금까지 뽑아준 혈액량은 6만3200㏄에 달한다.

박 중사는 2014년 헌혈 100회 달성으로 대한적십자사 명예의 전당에 오른 뒤로는 300회를 목표로 정해 매달 2차례씩 피를 뽑는다. 최근에는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까지 해놓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박 중사가 ‘헌혈 천사’로 불리는 원동력은 타고난 봉사정신과 강철 같은 체력이다. 운동을 좋아해 매일 4~5㎞씩 달리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군대 이력도 특이하다. 2004년 학사장교로 임관해 2010년 대위로 전역했다가 이듬해 다시 하사관으로 입대했다.

박 중사는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기 위해 군인의 길을 택한 만큼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면서 반드시 300회 헌혈기록을 달성 하겠다”며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지만 헌혈을 통해 앞으로도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며 “건강을 잘 관리해 헌혈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박 중사가 기부한 헌혈증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와 협의를 통해 소중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동=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