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강한 말로 서로를 공격하고 나섰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찍으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안찍박’ ‘김찍박’이란 신조어까지 동원해 보수층 표심 결집에 나섰지만 단일화에 실패한 만큼 당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13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안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구에서 유세를 시작하며 “박원순 막으려 김문수 후보를 찍으면 반대로 박원순이 된다.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막판 단일화를 요구하며 “자유한국당의 운명이 문 닫을 정당이라면 더이상 야권 표 분산시키지 말고 야권 단일화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일 계속되는 안 후보의 ‘김찍박’ 발언에 김 후보는 크게 반발했다. 김 후보는 전날 거리 유세 현장에서 “‘저 찍으면 박원순 된다’ 이런 식으로 계속 모욕적인 이야기를 해서는 단일화가 어렵다. 박원순의 산모·산파가 바로 안철수”라고 말했다. 단일화 요구에 대해서는 라디오에 출연해 “모욕적인 얘기를 해선 단일화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두 후보가 선거 완주 의사를 드러내면서 보수층 표심이 갈리게 됐다. 두 당 모두 선거에서 지면 단일화 실패 책임을 두고 정치적 공방에 빠지게 돼 선거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등 후보가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커 2등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두 후보가 3등을 피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는 이유다.
현재로서는 지난 대선 때 분열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41.08% 득표율로 당선됐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6.76%를 기록했다. 2등 3등 후보의 득표율만 합쳐도 문 후보의 득표율을 넘었지만 보수진영 단일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