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에서 ‘요새’로… 센토사섬은 어떤 곳?

입력 2018-06-12 10:08
사진 = 케이블카 스카이 패스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센토사 섬.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센토사섬이 ‘요새’로 탈바꿈했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10일부터 14일까지 본섬을 연결하는 다리 주변도 포함해 센토사섬 전체를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두 정상의 회담이 이루어지는 카펠라 호텔 주변은 검문이 한층 강화되는 특별구역으로 지정됐다.

센토사섬은 싱가포르 본섬에서 남쪽으로 800m 가량 떨어져 있는 곳으로 다리 하나로 본섬과 연결돼 있다. 다리 하나와 케이블카만 막으면 출입을 통제할 수 있어 경호의 최적지로 꼽혀왔다. 이 같은 지리적 이점으로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지로 샹그릴라 호텔 등을 제치고 카펠라 호텔이 선정됐다.

현재 센토사섬 안에는 싱가포르 경찰 병력이 대거 투입돼 회담장 인근에 보안과 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뿐 아니라 바다를 통한 접근도 막기 위해 싱가포르 군함 역시 출동했다. 하늘에서도 헬기편대가 수시로 순찰 비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센토사 섬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비롯해 주요 관광지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섬 출입을 봉쇄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미 두 정상이 카펠라 호텔과 연결된 팔라완 해변을 걷는다면 경비를 위해 섬 전체가 통제될 가능성도 있다.

센토사섬은 본래 해적의 본거지로 ‘등 뒤에서 죽음을 맞는 섬’이란 뜻의 이름을 지니고 있었지만 1972년 싱가포르 정부가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하는 현재의 이름이 됐다. 동양 최대의 해양수족관을 비롯하여 분수쇼를 볼 수 있는 분수, 예쁜 난꽃을 가꿔놓은 오키드 가든, 아시아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아시안 빌리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해 싱가포르 최고의 관광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2000만여 명이 방문하는 휴양지며, 특히 2km에 달하는 실로소 비치(Siloso Beach)는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