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 차장은 11일 “몰카 등 성폭력 범죄 신고 시 관할 경찰서를 불문하고 우선 접수하고, 사이버 인력을 총동원해 음란사이트 등 공급망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민 차장은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현재 경찰에 불법촬영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불법촬영물 유포를 막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민단체 등과 함께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 7월부터는 음란사이트 등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 차장은 “성범죄 신고와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없도록 성폭력 피해조사 표준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 차장은 ‘성적학대 아동 구제’와 ‘광주 집단 폭행 가해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도 내놨다. 민 차장은 딸을 상습 성폭행한다는 글과 관련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것에 대해 “수사 결과 실제 국내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중국에서 제작된 아동음란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게시물이 최초 게시된 곳은 미국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로 현재 미국 수사기관과 긴밀한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이 최초 신고된 뒤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에 대해 민 차장은 “사건 담당자가 단순 아동음란물 사건이라고 판단해 초기 대응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민 차장은 택시 승차시비로 불거진 광주 집단폭행 사건에 대해 “지역경찰·112·형사 등이 함께 출동하는 총력 출동제를 통해 해당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광주의 한 남성이 택시 탑승 시비 끝에 남녀 8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고, 그 결과 얼굴뼈가 무너진 안와골절에 실명 위기까지 놓였다는 내용이 골자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8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6명만 구속된 상태다.
민 차장은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가해자 중 1명이 돌을 든 사실은 있으나 옆에 있던 일행이 제지해 내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뭇가지로 눈을 찔렀는지 등 살인의 고의를 엿볼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집중 수사했지만 이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당시 출동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에 대해 민 차장은 “경찰 도착 전에 끝나 출동 경찰관들은 이 상황을 알 수가 없었다”며 “혼란한 상황에서 피해 관계부터 확인 후 피의자 8명을 수갑과 테이저건을 사용해 모두 체포했다”고 해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