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연대 창시자 탈퇴… 내부분열 조짐

입력 2018-06-11 16:25 수정 2018-06-11 16:36

조양호 한진그룹 오너 일가 퇴진 운동을 펼쳐왔던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내부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직원연대를 창시한 닉네임 ‘관리자’가 활동 중단을 알리면서부터다.

‘관리자’는 8일 자신이 만든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역시 탈퇴했다. 이곳은 한진그룹 직원들이 그동안 겪은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일을 제보하는 창구로 활용됐었다.


박창진 직원연대 공동대표는 “그동안 직원연대 내에서 같이 활동했던 ‘관리자’가 활동을 그만두기로 했다”면서 “직원연대의 구성원들이 간곡히 만류했지만,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에 따르면 ‘관리자’는 그동안 순수한 목적으로 집회나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나 일각에서 의도를 곡해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온 것으로 보인다.


‘관리자’는 10일 직원연대 탈퇴 및 활동 중단을 두고 “최근 직원연대 조직위를 구성했다. 원래 계획은 토론방에서 조직위원을 모집해 검증 후 함께하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박창진 사무장 외 다른 분들의 추천을 받은 직원들을 조직위원으로 구성했다”고 당초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만들 당시부터 외부 개입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으나 우리 힘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고, 어느 순간에는 외부와의 연대를 통한 확장과 노조나 다른 임의 단체의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이제 시작하는 조직이고 당장 노조를 설립하기에는 사측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어 시간을 갖고 힘을 스스로 키우고 동시에 모든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신뢰를 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