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상무가 말하는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사’ 이유

입력 2018-06-11 16:03 수정 2018-06-11 16:04
사진=SBS 스페셜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취준진담' 방송화면 캡처

청년 구직자가 면접자로, 면접자가 구직자가 돼 서로의 마음을 이해보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 ‘역지사지 면접’에서 임원들은 ‘왜 우리가 이 회사를 와야만 하는지’를 설명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10일 방송된 SBS 스페셜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취준진담’편에서는 면접관이 된 취준생들은 지원자를 상대로 ‘신입사원이 조기 퇴사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국내 한 항공사의 상무는 “(취업 준비생이)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본인 진로에 대해서 확신이라든지 열정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진=SBS 스페셜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취준진담' 방송화면 캡처

이어 “‘과연 이 일이 내가 정말 일하면서 즐거운 일인지에 대해 자기반성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먼저 묻고 싶다”라며 “당장에 취업이 급해서 내가 여기를 들어가야 하는 건지 직업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 없으면 현장에서 그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조기에 그만둔) 친구들은 열정이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SBS 스페셜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취준진담' 방송화면 캡처

상무의 대답을 듣던 한 면접관은 “사람을 대하는 업무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많을 수도 있는데, 그걸 열정 또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으로 풀어내는 건 상무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이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상무는 “회사가 더 좋은 복지와 더 좋은 처우를 해주면 좀 흔들리는 직원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고객을 상대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부분은 굉장히 쉽지 않다”며 “자기 열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것들을 기회가 되면 묻고 싶다”고 답했다.

사진=SBS 스페셜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취준진담' 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상무의 대답을 듣던 면접관들은 점점 표정이 굳어지며 “진짜 아무것도 모르신다. 혹시 20대 자제분이 없나”라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를 뒤늦게 살핀 상무는 “설명이 부족했다. 조기 퇴사자가 발생한다는 건 분명히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을 하고 원인 파악을 위해서 회사에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상무는 인터뷰를 통해 “얘기를 하는데 ‘자 됐습니다’하고 자를 때 보통 회사 면접에서 있는 일이긴 한데 막상 당하니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도 “어린 학생들, 동생들한테 내가 지금 무슨 푸대접을 받고 있는 거지?”라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SBS 스페셜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취준진담' 방송화면 캡처

해당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양분됐다. 한편에서는 “상무의 얘기가 어느 정도는 맞다” “취준생들이 당장에 취업이 급해서 아무데나 지원서를 넣는 건 사실이지 않나. 그러니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일부에서는 “저 상무님은 자신이 어떤 위치인지, 무슨 소릴 하는 건지도 모르는 것 같다” “백날 설명해봤자 자신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면 이해하지 못할 듯” “자신이 평가를 당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을 두고 면접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사진=SBS 공식 트위터 캡처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