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성김, 안에선 ‘활짝’ 밖에선 ‘싸늘’… 포커페이스?

입력 2018-06-11 15:10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1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북·미 실무협상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오른쪽 사진). 왼쪽 사진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회담장 안에서 촬영한 최 부상의 웃는 얼굴. 폼페이오 트위터, 뉴시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시간 만에 북·미 실무협상을 끝냈다. 최 부상은 협상을 시작할 때 환한 웃음을 지었지만 끝나고 밖으로 나오면서는 표정을 숨기려는 듯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김 대사와 최 부상은 11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의 핵심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김 대사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랜달 슈라이더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와 함께 오전 9시30분쯤 회의장에 먼저 도착했다. 최 부상은 최강일 외무성 국장대행,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책략부장과 함께 오전 9시45분쯤 나타났다.

김 대사와 최 부상은 서로를 편안하게 마주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협상 종료 40여분 뒤인 낮 12시30분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서 최 부상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이어질 만큼 지난달 24일 담화문에서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던 최 부상이지만, 실무회담에서만은 분위기가 달랐다.

김 대사 역시 편안한 표정으로 최 부상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북·미 실무협상이 비교적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된 점을 폼페이오 장관의 사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11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뉴시스

북·미 실무협상은 2시간도 지나지 않아 끝났다. 김 대사와 최 부상 모두 회의장을 떠나면서 만난 기자들로부터 여러 질문을 받았지만 심각한 표정으로 함구한 채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24시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의중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무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북한은 체제 안정 보장, 미국은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