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김부선 딸이란 이유로 입방아, 이미소… ‘21세기형 연좌제’?

입력 2018-06-11 11:02
사진=뉴시스

배우 김부선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의 논란에 휘말리면서 그의 딸 이미소씨에게도 연일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근황은 물론이고 예전 발언까지 구설에 오르내린다. 이런 상황을 가리켜 ‘21세기형 연좌제’라는 비판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소씨는 11일 오전 SNS에 “많은 고민 끝에 내 의견을 적고자 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어머니 김부선씨와 이재명 후보 사이에 불거진 ‘스캔들’을 언급하며 “우리를 더는 선거 잔치에 초대하지 말라”고 했다.

이미소씨가 어머니와 이 후보의 스캔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처음부터 침묵을 바란 나로서 이 결정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더 다칠 생각에 많이 무섭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나고 싶은 마음에 얘기하고자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대학 졸업공연 당일 언론 보도를 통해 어머니의 스캔들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너무 창피한 마음에 엄마에게 공연을 보러 오지 말라고 했다”면서 “그후 졸업 관련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이 후보님과 우리 어머니의 사진을 보게 됐고 그 사진을 찾고 있는 엄마를 보고 많은 고민 끝에 내가 다 폐기해버렸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소 인스타그램 캡처

김부선씨는 최근 딸에게 받은 편지를 SNS에 올렸다. 이미소씨는 이와 관련해 “나를 봐서라도 함구해 달라고 부탁하는 손편지를 (엄마에게) 쓰게 됐고 약속 때문에 (엄마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는데 후보 토론회 과정에 뜻하지 않게 다시 논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세상 사람 중에는 이번 선거의 결과 때문에, 엄마와 그분의 그 시절 사실관계 자체를 자꾸 허구인 양 하며 엄마를 허언증 환자로 몰아가려고 한다”면서 “당시의 진실을 말해주는 증거라 함은 내가 다 삭제해버렸지만 증거라고 하는 것이 가해자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 받은 사실을 증명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엄마 그 자체가 증거이기에 더 이상 진실 자체에 대한 논쟁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생 자체가 구설수였기에 앞으로는 모두가 조용히 살기를 바랐다.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엄마가 싫었고 그래서 여태껏 어떤 일이든(옳은 일이어도) 엄마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엄마의 마음을 들어주지 못하고 회피하고 질책하기 바빴다”면서도 “내 마음 편하고자 침묵하고 외면한다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 얘기를 하게됐다”고 글 쓴 이유를 다시 한 번 설명했다.

이미소씨는 “논란이 되겠지만 저는 논란을 일으키려 하는 게 아니다”라며 “논란을 종결시키고자 하는 것이고, 서로의 실수와 지난 일로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제 역할을 잘 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또 ”더는 선거 잔치에 우리를 초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집 앞에 계시는 기자들도 퇴근하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만큼 상처받았을 이 후보 가족에게도 사과를 전하며 “앞으로 배우 이미소로서, 좋은 소식으로 뵙길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소씨의 글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 역시 “우리나라에 연좌제가 있나요. 딸이 잘못한 건 없잖아요. 그런 걸로 비판하지 맙시다” “안 당해본 사람들은 얘기하지 마세요. 인생 파탄시키는 게 연좌제입니다” “연좌제가 없어진 지가 언젠데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리는 부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아야 하나요” “이미소가 무슨 죄라도 졌나요? 왜 딸이 사과를 해야 되는 건지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혜지 인턴기자